조성진,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;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듣다

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은 협주곡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소품스럽기도 하고, 피아노의 천재였던 쇼팽이 재기가 그대로 투영된 듯하여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. 그래서 몇 장의 음반을 가지고 있다.

지금보다 어릴 때는 샤를 뒤투아가 몬트리얼 심포니를 이끌고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협연한 음반을 너무나도 좋아했다. 안그래도 느리지 않은 템포의 곡인데, 거기에 무슨 일인지 이 연주는 더욱 더 숨가쁘게 구성되어 있어 들을 때마다 마치 100미터를 전력으로 질주하는 느낌이어서 숨가빴다. 그리고 다른 연주는 어쩐지 지루하게 들려서 자주 찾지는 않았다. 아마도 그렇게 개인적으로는 뒤투아의 음반의 정석이라고 믿으며 한 20년은 들어온 것 같다.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다른 연주들이 들리기 시작했다. 취향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. 육체적, 정신적 경험과 변화가 만들어낸 그런 변화였으리라.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큰 변화는 없었다.

이제 드디어 새로운 왕이 나타난 것 같다. 조성진과 런던필의 협연 음반이다. 쇼팽의 발랄함을 제대로 잡아주는 조성진의 연주였다. 런던 필의 묵직함과 함께 귀에 쏙 꽂힌다. 너무나도 선명한 음으로 들려온다. 뒤투아의 연주가 지휘자에 촛점에 맞춰진 것이라면 이 음반은 제대로 피아노 협연자의 연주에 촛점이 맞춰진 것 같다. 이렇게 나에게 쇼팽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.

어쩌면 그가 이 나라 사람이라는 것이 편견을 가지고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.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이 음반이 참 좋다.

덧글

  • 2017/03/14 07:08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17/03/14 15:04 # 비공개

    비공개 답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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